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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폐소생술 거부
심폐소생술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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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폐소생술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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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를 놓아주고 뒤로 물러섰다.

하마터면 저 아이의 손목을 부러뜨릴 뻔했어.

그는 힘겹게 일어섰지만, 한쪽 무릎을 펴지 못했다.

엠버가 그에게 다가가 손을 잡아주려 했으나 그가 뿌리쳤다.

“나한테서 떨어져,” 그가 엠버에게 말하며 일어섰다. “오늘 일을 꼭 복수할 거야, 브린들리.”

“그래, 어떻게 할 건데?”

“알게 될 거야.”

“그러지 말고 지금 팔굽혀펴기로 겨뤄보는 게 어때?”

“뭐라고?”

“우리 중에서 오 분 동안 더 많이 팔굽혀펴기하는 사람이 이기는 거야.”

그의 뒤에 있는 누군가가 비웃었다.

그래, 나도 알아. 크래머는 축구팀에서 가장 힘이 센 선수라는걸.

크래머는 웃으며 땅으로 몸을 굽혀 손으로 자세를 잡았다. 나는 엠버에게 내 책들을 맡기고 그의 옆에서 자세를 잡았다. 우리는 동시에 시작했다. 열 번의 팔굽혀펴기를 한 후부터 나는 큰 소리로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우리가 열다섯 번째로 팔굽혀펴기를 했을 때부터 그 아이가 조금 뒤처졌다. 다른 아이들이 크래머를 응원했다.

서른 번째에 내가 제안했다.

“이제부터 한 손으로 하는거야.”

“뭐?”

나는 내 왼손을 등 뒤에 붙이고 계속했다. 크래머도 한 손으로 팔굽혀펴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가 서른다섯 번째로 팔굽혀펴기를 하자마자 그의 가슴이 땅에 부딪혔다. 나는 계속해서 내 오른팔로 거뜬하게 팔굽혀펴기를 계속했다.

“사십.” 내가 말한 후 일어서서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가 내 손을 쳐냈다.

“이게 끝이 아니야.”

“오, 이젠 뭐가 있는데?”

“너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나는 엠버를 바라보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그녀도 나를 따라 했다.

“조심해.” 그녀가 입 모양으로 말한 후 나에게 웃어 보이며 책을 돌려주었다.

종이 울렸다. 크래머가 쿵쿵거리며 걸어갔고 그 뒤로 엠버와 그의 친구들이 뒤따라갔다.

* * * * *

역사 수업 시간에 나는 평상시대로 교실 뒤편의 의자에 앉았다. 이상한 광경이 내 마음을 가득 채웠다, 마치 깨어있어도 꿈을 꾸는 듯했다.

정글 숲속의 전쟁…. 열대 우림 사이를 넓게 흐르는 강물…. 사막 안의 오아시스…. 스키를 타는 장면….

그것은 마치 긴 영화를 빠른 속도로 틀어 놓은 것 같았다.

연기 자욱한 술집…. 기타 음악 소리…. 내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브린들리?”

나는 교실 앞에 서서 나를 부르는 애덤스 선생님을 올려다보았다. 모든 학생이 나를 보고 있었고, 몇몇은 웃고 있었다. 아마 내가 의자에 푹 내려앉아서 항상 그랬던 것처럼 아무 말도 못 할 그거로 생각할 테지.

“네, 선생님?” 내가 말했다.

“기원전 216년에 알프스산맥을 넘어서 로마를 공격한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어.”

그건 바보 같은 질문이었다. 그녀는 지금 진지하게 말하는 걸까? 나는 선생님을 지그시바라보았다.

“그럴 줄 알았지.” 애덤스 선생님이 말했다. “질문의 답을 아는 사람?”

몇 명의 학생들이 손을 들었다.

“한니발입니다.” 내가 대답했다. 그리고는 팔짱을 꼈다.

“뭐라고 했니?” 선생님께서 물었다.

“한니발은 39마리의 전투 코끼리와 2만 6천 명의 보병들을 이끌고 갔어요.” 나는 이어서 말했다. “군대는 기병 만기와 1만 6천 명의 보병들로 나뉘었지요. 아마 몇백 명의 군무원들도 있었을 거예요. 코끼리 대부분은 산맥의 높은 고도의 추위로 죽었어요.”

나는 주위의 학생들을 둘러보았다. 엠버와 손을 들고 있던 다른 아이들이 너무 놀라 입이 딱 벌어졌다.

“또한, 그는 만 명의 병력들을 잃었죠.”

나는 내 노란색 연필을 집어 들고 손가락으로 돌렸다.

한니발이 이탈리에서 세 번째 전투를 벌인 호수의 이름이 뭐였더라? 나는 이것을 알아내야만 해. 알프스산맥의 사진이 떠올랐다.

추크슈피체! 바이에른에서 가장 높은 산.

나는 창밖의 느릅나무가 바람에 흔들거리는 것을 흘끗 바라보았다.

저기 봉우리에 도금한 십자가가 있네. 카빌리스와 내가 저기를 올랐었는데. 잠깐만, 언제였지? 그리고 카빌리스는 또 누구야?

“그 내용은 교과서에 없어.” 애덤스 선생님이 그녀의 풍만한 가슴 앞에 마주한 역사책을 들고 나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뭐라고요?”

“추위 때문에 코끼리들이 죽었다는 것 말이야.”

“하지만 그건 사실이에요.”

“나도 안다, 하지만 교과서에는 나와 있지 않다고.”

“아.”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니?”

“그게, 저는 도서관에서 읽었던 것 같아요.”

“언제부터 도서관에 다녔니?”

“그러니까…. 점심시간에요. 아마 레비 아니면 헤로도토스 책에서 봤을 거예요.”

“음…. 그러니까 네가 헤로도토스의 역사에 대해서 읽었다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프스산맥을 넘은 후에 한니발이 첫 번째 전쟁을 어디에서 벌였지?”

“트레비아강입니다.”

“두 번째 전투는?”

“티치노강이요.”

그녀는 역사책을 열고 종이쪽지로 끼워져 표시된 페이지의 문장들을 훑어보았다. “그가 이탈리아에서 치른 가장 큰 전투는 뭐였지?”

“칸나이 전투입니다. 하루에 오만 명의 로마군이 전사했어요.”

“맞았어.” 그녀는 책에서 눈을 떼고 나를 쳐다보았다. “그래, 사실이야.” 그녀는 교실 앞으로 가기 위해서 몸을 돌렸지만, 다른 아이들은 여전히 나를 보고 있었다.

바이베른. 내가 언제 바이베른에 있었던걸까? 카빌리스와 함께. 우리는 그해 여름에 스키 타는 법을 배웠어. 그는 미국 공군의 기술 하사였어. 이게 어떻게 된 거지? 그는 독일어와 러시아어에 유창했어. 나는 공군 상사였고….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다.

학생들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교실 밖으로 나갔다.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움직일 수 없었다. 내 머리가 강력한 압박감에 의해서 아팠다. 너무 많은 것들이 뒤죽박죽 섞여 있었다. 토네이도 안에 있는 것처럼 혼란스러웠다.

“찰리.”

나는 급히 머리를 들어 올렸다. 애덤스 선생님이 나를 보며 서 있었다.

“네, 선생님.”

“수업이 끝났다.”

“네, 알겠어요.”

나는 책들을 모아서 들고 일어났고, 꿈속에서 걷는 듯했다. 나는 넋이 나가서 멍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복도에서 나는 아이들을 모른 체했지만, 그들이 나를 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기계적으로 사물함으로 가서 점심을 꺼내어 들고는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관중석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나는 팻시와 장애가 있는 소녀를 보았다. 나는 경기장 안에서 그들이 있는 쪽으로 갔다.

“내가 함께 앉아도 되겠니?” 내가 물었다. 그들은 눈을 휘둥그레져서 나를 쳐다보았다.

“아…. 물론이지.” 팻시가 말했다.

나는 앉아서 내 샌드위치를 보았다. 두 소녀는 먹지도 말을 하지도 않은 채 계속해서 나를 보았다.

“무슨 샌드위치를 싸 왔니?” 내가 물었다.

소녀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땅콩버터하고 젤리 샌드위치야.” 팻시가 말했다.

“내 것도 같아.” 다른 소녀가 대답했다.

“나는 달걀 프라이 샌드위치를 가져왔어. 우리 엄마는 항상 내 샌드위치를 두 조각의 삼각형 모양으로 잘라주셔. 내 생각엔 이등변 삼각형인 것 같은데.”

이것이 내가 처음으로 여자아이에게, 아니, 이 학교에서 또래의 아이에게 말을 거는 것이었다. 두 소녀가 키득거렸다.

“나누어 먹을래?” 나는 내 샌드위치 절반을 들어 올렸다.

“물론이야.”

우리는 서로의 샌드위치 하나를 교환했다.

“네 이름은 뭐니?” 내가 물었다.

“멜로디.”

“멜로디, 마치 노래에서 멜로디처럼?”

“맞아. 우리 엄마는 가수셨어.”

“정말이니?”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달걀 샌드위치를 베어 물었다.

“이거 맛있다.” 그녀가 빵을 들어 보였다. “너희 어머니께서 마요네즈하고 소금, 후추를 넣으셨어.”

“너는 찰리 브린들리지?” 팻시가 물었다.

“응. 우리 엄마는 나를 ‘찰리 아이’라고 불러. 너는 팻시 맥카시이지?”

“내 생각엔 내가 너무 뚱뚱해서 모두가 나를 아는 것 같아.”

“나는 너와 같은 과학 수업을 같이 듣기 때문에 널 알고 있어. 책을 많이 읽니?”

“응, 난 책 읽는 걸 굉장히 좋아해.”